책의 본문 뒤의 후기를 읽으니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났네요. 2016년이라니, 무려 7년 전입니다. 이전과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꽤 떨어져 지냈는데도, 저는 여전히 이 아이들을 좋아하는군요. 그리고 그 아이들의 캐릭터성을 여전히 비슷한 눈으로 보고 있네요. 그 때도 제 글을 읽고 감상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귀했어요. 한참을 지나 다시 감사의 인사를...
2016년 12월 인쇄하여 판매하였던 책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A6 원고로 약 80여장이 되는데요,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 공개 예정입니다. 앞부분의 전개가 급하고 어색한 부분이 있어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하고 싶었던 말은 모두 하고 있는 글이라고 생각하여 그대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오탈자가 있을 수 있으니, 읽으시면서 양해...
바닷가마을에 가 보았는가. 만약 당신이 바닷가마을에 간 일이 있다면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그곳이 일반적인 도시보다 낙후된 곳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컴컴한 새벽, 그물을 던지며 생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라면 십중팔구 당신은 그 마을의 낭만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할 것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보이는 바다, 아무 버스...
스가와라가 괜히 놀이터의 모래를 발끝으로 파댔다. 어째서 이겼는데도 후련하지 않단 말인가. 내일의 불안이 어제 보다 더 큰 게 이상했다. 자신들이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에 서 있는 건지 아닌 지도 몰랐다. 사와무라가 내민 이온음료 병을 괜히 주물럭 거렸다. 패트가 찌그러졌다 펴지며 지저분한 소리를 냈다. “이겼네.” “이겼어.” “우리, 진짜 이겼네.” 환호...
아. 아는 얼굴이다. 모두 같은 복장을 하고 일열종대로 여러 줄을 만들어 모두가 앞을 보고 있는 체육관에서 스가와라는 발견했다. 드디어, 라는 부사를 써야 할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종종 귀찮은 일이다. 아무도 몰라주니 그저 모른 척 시치미를 떼고 살고 있지만, 온통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야 하니. ...
뭐랄까. 역시. 죽어버릴 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 죽어 사라졌으면 이런 고통이 살아 날뛰며 폐부를 찌르르 울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괴로움을 애써 눌러가며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안면근육을 억지로 당겨댈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째서인지 살아남아 꾸역꾸역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위로랍시고 듣고 있다. 너는 나를 이유로 종종 아파하는...
밤. 이었다. 달이 빛나고 별이 흩뿌려져 있고 지나는 구름이 희게 보이는 맑디 맑은 밤이었다. 여름은 이제 막 시작되어 아스팔트나 시멘트, 블록 벽돌이 없는 곳에는 이름도 모르는 잡초 같은 것들이 웃자랐다. 마구잡이로 자란 억새도 강아지풀도 아닌 것들이 허리를 휘거나 고개를 떨구며 도보 안으로, 도로 안으로 침범했다. 인도가 따로 마련돼있지 않은 길이니 당...
※ 동물의 죽음에 관한 묘사가 있습니다. 간밤에 허술하게 키우던 닭이 죄 죽었다. 관리 소홀 때문이라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처절하게 몸부림쳤는지 닭장 안팎이 깃털 천지였다. 이 난리가 났는데 어떻게 빡빡 대는 소리 꽁지도 듣지 못한 것인지 의아했다. 붉으죽죽하고 얼룩덜룩한 털을 쓸어내며 한숨이 절로났다. 어머니는 그 개놈의 새끼들이 하며 욕을 해댔다....
그러니까 물고기라는 건 물 비린내가 난단 말이야. 당연한 일이다. 물고기는 물에 사니 물 비린내가 날 수밖에 없는 생명체다. 물고기만 그러겠는가. 물이끼도 물미역도 물 비린내가 난다. 물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안 키우면 되잖아. 그게 내 맘대로 됐으면 이러고 안 있지. 스가와라는 손을 벅벅 씻어댔다. 구부러진 좁은 주둥이에서 세차게 쏟아지는 물도 담아 코를...
신간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마감에 맞추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아 구간을 재판하려 합니다. 수량조사 기간이 짧습니다.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수량조사에 참가해주세요.최소수량에 미치지 못하면 재판되지 않습니다. 조사 결과 최소수량에 미치지 않아 재판이 불발되었습니다. 수량조사 폼(종료)→ https://goo.gl/forms/uqHzg87...
스가다. 스가와라다. 지난 달 도매점에서 전시품을 골라 산 제법 세련된 모양을 하고 있는 소파에 누워있는 남자는 분명 스가와라 코시다. 새삼스러운 장면도 아닌데 사와무라는 새삼스럽게 제 작은 집의 거실을 들여다봤다. 불면을 가진 적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현관에서 소파까지 물길의 흔적이 남아있다. 흔적의 끝에 대충 뭉쳐 있는 트렌치 코트가 있다. 집어 드...
@lit_s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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